알렉스 로드리게스, 스테로이드 검사결과 양성반응 일파만파
드디어 설마설마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이미 메이저리그 올타임 홈런왕인 배리 본즈가 약물의 힘으로 대기록을 세웠다는 심증들과 관련된 증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선수노조의 파업 이래, 약물파워로 메이저리그를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던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안일했던 대처가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 막을 지경에 이르게 됐다.
알렉스 로드리게스(이하 에이로드로 지칭하겠다)가 누구인가? 약물로 점철된 홈런왕 배리 본즈의 홈런 기록을 깰 유망주로 꼽히는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선수가 아니던가. 시애틀 매리너즈에서 데뷔를 해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메이저리그 사상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하면서 프리 에이전트 계약을 하면서 그 명성을 날리지 않았던가. 지금까지 모두 3번의 MVP 수상도 기록했는데 이것 역시 약물 덕분이었다는 의혹을 씻을 수가 없게 되었다.
에이로드는 시애틀 시절에서부터 가장 수비부담이 많다는 유격수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성실하면서도 팀 동료들과의 조화를 이루는데 있어서도 뛰어난 선수로 손꼽혀 왔다. 텍사스에서는 주장을 맡기도 했다, 비록 곧 뉴욕 양키즈로 이적을 하긴 했지만. 에이로드는 메이저리그의 ‘골든보이’로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부와 명예를 한 손에 쥐었었다. 기록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얼마 전에 역시 스테로이드와 마약으로 쪄든 호세 칸세코가 자신의 자서전에서 배리 본즈와 마크 맥과이어 그리고 로저 클레멘스를 지명했을 때, 같이 거론된 에이로드가 물망에 올랐을 때만 하더라도 그 어느 누구도 양치기 소년 칸세코의 말을 믿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의 말들이 하나하나 사실이 되어가는 것을 우린 목격했다. 그리고 바로 에이로드가 2003년 메이저리그가 실시한 약물테스트에서 금지된 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추가적으로 다른 한 가지 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미국의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약물복용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발뺌을 하던 에이로드는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나서, 기자들의 질문에 선수노조에 문의하라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왜 자신이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지 않는가. 이런 발언은 자신의 복용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다는 말이 아니던가. 이제 명백한 증거까지 등장한 마당에 더 이상 부인해봐야 자신의 이미지만 더 깎인다는 사실을 에이로드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물론 2003년 도핑 테스트이기 때문에 현재 선수노조와 협의된 약물 프로그램에 의해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슈는 그게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당대 최고의 선수로 꼽히던 초특급 슈퍼 울트라 선수마저도 약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은 한 명의 메이저리그 팬으로써 MLB 자체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게 만들었다.
ESPN 칼럼니스트 제이슨 스탁은 에이로드의 스테로이드 복용에 대해 범죄행위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면서 비난에 나섰다. 물론 에이로드의 이런 행위는 그 혼자서 저지른 것이 아니라, 오로지 흥행에 눈이 먼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여타 구단들의 묵인 하에 저질러졌다. 예전부터 개인적으로 올림픽 수준의 빡센 도핑 테스트를 메이저리그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그 이유여하에 대해서는 말이 필요 없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마저 약물을 했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공표된 이상, 사무국이고 선수노조고 더 이상 지금까지 시행되온 솜방망이 처벌을 부과하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즉시 혈액검사를 동반한 강력한 도핑 테스트와 처벌 프로그램을 도입을 해서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메이저리그에 등재된 모든 선수들에 대해 무차별 도핑테스트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로 공개해서, 약물에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들을 공개하고 바로 퇴출시키는 강력한 제재를 통해 메이저리그의 선명성과 투명성을 살리는 것만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미래의 메이저리그를 살리는 길이다.
도대체 약물을 복용하고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보고, 메이저리그의 보통 팬들을 비롯해서 한참 꿈을 먹고 자라나는 어린이 팬들에게 무얼 배우라고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려서부터 자신이 목적한 바를 이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걸 알려주겠다는 건가? 아니면, 위선자들(cheaters)들이 벌이는 게임에선 이기기 위해 혹은 기록을 위해선 거짓말을 서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우라는 건가.
이제 더 이상 어디 가서, 메이저리그 팬이라는 말을 하기가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아, 그 선수들이 약물 먹고 뛰는 경기를 좋아하신다구요. 그런걸 요즘엔 스포츠라고 부르나요?”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