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즈, 제국의 역습

불과 며칠 전 이번 오프시즌 최대어라고 할 수 있는 특급 좌완 C.C. 사바시아가 7년간 1억 6,100만 달러라는 투수 최고의 대접을 받으면서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물론 내년 시즌 새로운 구장 오픈을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잠잠하던 양키즈의 선수영입이 이것으로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90년 후반, 팜에서 길러낸 선수들로 월드시리즈 3연패를 달성했던 제국은 그 후 조지 스타인브레너 구단주의 전폭적인지지와 조 토리 감독의 지휘 아래 그야말로 부동의 제국을 건설했다. 게다가 매 겨울마다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 나온 특급 선수들을 싹쓸이 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양키즈 유니폼을 입은 대개의 특급 선수들은 그전 실력들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테로이드 복용 의혹에 휩싸인 제이슨 지암비가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가 있겠다. 자유로웠던 오클랜드에 비해 까다로운 규율과 규제가 심한 양키즈에 와서 트레이드마크 같았던 수염을 잘라 버리면서 밀림의 왕 사자에서, 한 마리 온순한 양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지난 십수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왔던 양키즈가 지난 가을 잔치에 그만 탈락해 버리고 말았다. 항상 한 수 아래로 꼽히던 레드삭스는 물론이고, 탬파베이에게도 밀린 것이다. 그러니 위기감이 팽배하지 않았겠는가 말이다.

이상하게도 라이벌 레드삭스는 예전에 양키즈의 성공사례를 따라 하고 있는데, 양키즈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90년대 후반 제국을 다시 일으켜 세웠을 때, 그 중심에는 팜에서 길러낸 원조 양키들이 있었다. 지금 양키즈 주장인 데릭 지터, 버니 윌리엄스, 호헤 포사다, 앤디 페팃 그리고 양키즈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까지 모두 그들의 팜에서 길러낸 선수들이었다. 마치 양키즈의 그 시절 모습 그대로, 보스턴에는 올해 MVP와 신인왕에 빛나는 더스틴 페드로이아, 근성의 사나이 케빈 유킬리스, 차세대 리드오프 타자 제이코비 엘스버리 그리고 똘기충만의 조너선 파펠본까지 양키 제국의 판박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키즈가 손을 놓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크고 작은 트레이드와 계속되는 프리 에이전트 영입을 해봤지만, 뉴욕 메츠와의 2000년 서브웨이 시리즈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특히, 예전 말린즈 소속으로 2004년 커리어 최고의 스택을 찍었던 칼 파바노의 영입은 그야말로 재난이었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1995년 이래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포스트시즌 진출도 올해는 무산되어 버리고 말았다.

오늘 양키즈가 사바시아에 이어 애틀란타와 영입을 경쟁을 벌이던 전 터론토 블루제이스 소속 A.J. 버넷을 5년간 8,250만 달러에 영입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게다가 예전 레드삭스 출신의 데릭 로우도 노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양키즈는 공격력 강화에도 돈을 써야 한다. 물론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마이크 무시나, 앤디 페팃 그리고 바비 어브레유와 제이슨 지암비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여유 자금이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나 대단하다.

왕치엔밍과 더불어 사바시아가 좌우원투펀치를 구성하고, 버넷과 자바 챔벌레인이 이끌 내년 양키 선발진이 향방이 자못 궁금하기만 하다.

 

by 레삭매냐 | 2008/12/13 12:30 | MLB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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